클로드에게 일 시키는 대표

Airo 제작기 9화 — 남에게 팔아 보려다 멈춘 이유, 가입 9곳·데이터 연결 0곳이 알려 준 것

맡긴 일
「Airo는 우리 회사에서만 쓴다. 쓰겠다는 사람은 내가 확인한 뒤 열어 준다」 (9월 23일 지시 기록)
결과
6월 12일 «여러 회사에 파는 제품» 계획을 세우고 가입·요금제·보안을 만들었지만, 7월 29일 실측에서 외부 가입 9곳 모두 자기 매출 자료를 한 줄도 연결하지 않았고 결제 요청도 0건이었습니다. 9월 23일 외부 가입과 홍보를 멈추고 사내 전용으로 잠갔습니다.
전 → 후
외부 가입 9곳·자료 연결 0곳 → 사내 전용(새 가입·홍보 중단)
확인한 날
2026년 10월 24일 기준
멈춤

8화에서 직원과 같이 쓰려고 권한을 세 단계로 나눈 이야기를 했습니다. 권한을 나누고 회사 사이 자료가 새는 구멍까지 막고 나니 자연스럽게 다음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정도면 다른 회사도 쓸 수 있겠는데? 팔아 볼까?» 9화는 그 생각을 실제로 밀어붙였다가, 숫자를 보고 멈춘 기록입니다. 잘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저는 이 시기에서 배운 게 가장 많았습니다.

왜 남에게 팔 생각을 했나요?

뼈대가 이미 «여러 회사용»으로 되어 있었고, 쓰고 싶다는 사람도 여럿 있었기 때문입니다.

6월 12일 클로드가 정리한 문서 제목이 «Airo SaaS 판매 전환 로드맵»입니다. 첫 줄에 목표를 이렇게 적었습니다. «쿠웅샵 사내 도구 → 여러 회사에 파는 제품». 그리고 «지금 준비도»를 먼저 짚었습니다.

  • 회사마다 자기 공간(워크스페이스)이 따로 있고, 자료가 서로 안 보이게 막혀 있다.
  • 프로그램 안에 우리 회사 번호가 박혀 있지 않아서, 코드를 그대로 다른 회사가 쓸 수 있다.
  • 칸반·캘린더·회의록·고객관리·전자결재 같은 협업 기능은 어느 회사든 바로 쓸 수 있다.

같은 문서 «결정됨» 칸에는 «파일럿 고객: 쓰고 싶어하는 사람 여러 명 있음»이라는 줄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회사가 한꺼번에 들어와도 안전해야 한다»가 출시 전 필수 조건이 됐습니다.

팔려면 무엇이 더 필요하다고 했나요?

클로드는 기능이 아니라 «입구·돈·보안·자료 수집» 네 가지를 꼽았습니다.

로드맵에는 큰 것부터 일곱 가지가 적혀 있는데, 핵심만 추리면 이렇습니다.

순서필요한 것그때 상태
1회사마다 자기 매출 자료가 들어오게 하기스마트스토어 자료는 제 PC가 매일 모아 오던 방식 — 고객은 제 PC를 못 씀
2가입 → 회사 공간 자동 생성 → 설정 안내초대받은 사람만 들어올 수 있어서 새 고객이 들어올 문이 없음
3요금제와 결제요금표·결제 기능 없음
4보안 전수 점검한 곳이라도 새면 남의 회사 매출이 보이는 사고

이 중 클로드가 «최대 숙제»라고 별표를 친 것은 1번이었습니다. 문서 표현 그대로 «핵심 = 장남님 PC 의존 제거». 제 회사는 제 컴퓨터가 매일 아침 자료를 모아 오니까 잘 돌아갔지만, 다른 회사는 그 컴퓨터가 없습니다.

실제로 무엇을 만들었나요?

6월 12일 하루에 가입 입구·회사 공간 자동 생성·요금제 골격까지 올렸습니다.

그날 저녁 기록을 보면 순서가 이렇습니다. 먼저 보안 정리(밖에서 보이던 임시 보관 표 2개 잠금, 연동 열쇠 보관함을 서버 전용으로), 그다음 서버에서 처리하는 합류 창구, 고객사 만들기, 마지막으로 요금제 «무료 / PRO» 두 단계와 수동 결제 전환까지. 요금은 무료와 월 19,000원(가칭 PRO) 두 단계로 시작하기로 정했고, 가격과 단계는 «앱을 다시 짜지 않고 설정값으로 바꿀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이틀 뒤 6월 14일, 저는 클로드에게 한 번 더 물었습니다. 기록에 남은 질문은 이렇습니다.

「팔려면 완성도가 있어야 하는데, 필수적이고 필연적으로 보충해야 할 게 뭔지 + 계획」

클로드의 한 줄 결론이 지금 봐도 정확합니다. «기능은 충분하다. 빠진 건 기능이 아니라 고객이 믿고, 혼자 시작하고, 돈 내고, 문제 생기면 도움받는 4개 축이다.» 그리고 첫 외부 유료 고객 1곳을 받기 전에 꼭 닫아야 할 일 9가지를 표로 만들었습니다. 연동 열쇠 암호화, 숫자 계산 자동 시험, 잘못 올린 파일 알려 주기, 오류 감시, 가입부터 설정까지 실제로 끝까지 해 보기, 고객 구글 드라이브로 자동 수집 1곳 실증, 자료 내보내기, 요금제 동작 확인 같은 것들입니다.

그래서 몇 곳이 가입했나요?

7월 23~25일 사이 실제 외부 회사 9곳이 가입했습니다. 그런데 9곳 모두 자기 자료를 한 줄도 연결하지 않았습니다.

7월 29일, 저는 «Airo 진척사항 파악해서 보고하고, 쓰려면 뭘 더 해야 하나»를 시켰습니다. 클로드는 화면이 아니라 저장소를 직접 열어 셌습니다. 결과는 이랬습니다.

항목숫자
전체 회사 공간16개
그중 실제 매출 자료가 있는 곳1곳 (우리 회사)
7월 23~25일 가입한 외부 회사9곳
그 9곳 중 매출 자료가 들어온 곳0곳
결제 요청 (만든 날부터)0건

나머지 공간은 테스트용 계정이었습니다. 같은 날 우리 회사 쪽은 최근 7일 광고 자동 조정 기록만 273건이 쌓여 있었습니다. 같은 프로그램인데, 만든 사람에게는 매일 돌아가고 가입한 사람에게는 한 번도 돌아가지 않았던 겁니다.

왜 아무도 자료를 연결하지 않았을까요?

기록이 말해 주는 건 «가입 다음 첫 걸음에서 전원이 멈췄다»는 사실까지입니다.

클로드는 그날 보고서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지금 병목은 더 만들 기능이 아니라, 이미 있는 기능을 새 가입자가 실제로 쓰게 만드는 것.» 가입 → 첫 자료 연결 단계에서 100% 빠져나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원인 후보로는 두 가지를 짚었습니다. 하나는 구글 드라이브 연결이 구글 검토 중이라 시험 사용자 수에 제한이 걸려 있던 시점과 겹친다는 것, 다른 하나는 결제 화면까지 아무도 가지 않았거나 길이 막혀 있었을 수 있다는 것. 둘 다 «가능성»으로만 적었고, 다음에 할 일 첫 줄은 «9곳에 직접 연락해서 왜 못 붙였는지 확인 — 추측 금지»였습니다.

기록에 없는 제 짐작을 하나 보태면 이렇습니다. 매출 자료를 연결한다는 건 «쇼핑몰 관리자 열쇠나 매출 파일을 남의 프로그램에 맡긴다»는 뜻입니다. 화면 구경과 열쇠 넘기기 사이에는 꽤 큰 벽이 있습니다. 다만 이건 짐작일 뿐이고, 9곳에 직접 물어본 답은 기록에 없습니다.

언제, 어떻게 멈추기로 했나요?

9월 23일, 외부 가입과 홍보를 전부 멈추고 사내 전용으로 잠갔습니다.

7월 말부터 9월까지 Airo 작업 기록은 G마켓·옥션 연결, 회계 프로그램 연결처럼 우리 회사에 바로 필요한 일이 대부분입니다(10·11화에서 씁니다). 그리고 9월 23일에 정리했습니다. 그날 기록에 남은 지시는 네 가지입니다.

  1. Airo는 우리 회사에서만 쓴다. 쓰겠다는 사람은 제가 확인한 뒤 열어 준다.
  2. Airo를 알리려고 하던 마케팅 작업은 모두 멈춘다.
  3. 이미 가입한 외부 계정은 로그인까지 막는다. 자료는 지우지 않는다.
  4. 소개 페이지는 남기되 검색에는 안 나오게 한다.

클로드는 이렇게 옮겼습니다. 회사 공간마다 «사용 허락» 표시를 하나 두고, 기본값은 «닫힘». 허락된 곳만 화면이 열리고, 나머지는 «접근할 수 없습니다» 화면이 뜹니다. 새로 가입하면 회사 공간이 저절로 만들어지던 길은 끊었고, 직원 추가는 초대 링크로만 하게 했습니다. 소개 페이지는 검색 로봇이 못 들어오게 막았고, «무료로 시작하기» 버튼은 «도입 문의»로 바꿨습니다.

남의 자료는 어떻게 정리했나요?

우리 회사 자료가 아닌 것은 지우되, 통째로 백업해 두고, 매일 꾸준히 들어오던 2곳만 남겼습니다.

같은 날 지시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우리 회사 자료가 아닌 건 전부 삭제, 단 꾸준히 들어온 것은 예외.» 클로드는 15개 회사 공간에서 8,363줄을 지웠고, 지우기 전에 전부를 따로 보관해 «되살릴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정리하다가 이상한 것도 하나 나왔습니다. 어느 외부 공간에 쌓인 광고 자료 580줄이 알고 보니 우리 회사 광고 자료의 복사본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자가 진단에서 «실패»가 뜨던 원인이 이것이었습니다. 자료가 들어온 업로드 통로 3개도 함께 지워서 다시 생기지 않게 했습니다.

남긴 2곳은 각자 자기 네이버 광고 계정을 연결해서 매일 실제로 자료가 들어오던 곳입니다. 9곳 중에는 없던, «진짜로 쓰던 사람»이었습니다. 이 두 곳은 로그인을 허락했고, 대신 규칙을 하나 붙였습니다. 열어 준 뒤 30일 동안 아무도 로그인하지 않으면 다시 저절로 닫힙니다. 매일 아침 9시 20분에 클로드가 만든 점검이 돌면서 확인합니다.

멈춘 걸 후회하나요?

아니요. «만드는 일»과 «파는 일»이 다른 일이라는 걸 숫자로 확인한 시기였습니다.

6월에 클로드는 «기능은 충분하다»고 했고, 그 말이 맞았습니다. 기능은 남았습니다. 빠진 건 가입한 분이 첫 자료를 연결하기까지 옆에서 돕는 일이었습니다. 클로드의 다음 할 일 첫 줄이 «직접 연락해서 확인»이었던 것도 그래서입니다. 그건 코드를 고쳐서 되는 일이 아니었고, 9월 23일 저는 Airo를 우리 회사 일에 쓰는 쪽을 골랐습니다.

멈춘 뒤 사흘 만인 9월 26일, 우리 회사 하루에 맞춘 홈 화면 «오늘 볼 것» 카드가 나왔습니다. 12화에서 씁니다.

이 시기에서 따라 할 만한 것은 무엇인가요?

  1. «쓰고 싶다»와 «쓴다»를 구분하세요. 저는 말을 믿었고, 숫자는 9곳 중 0곳이었습니다. 가입 수보다 «첫 자료를 연결한 수»를 먼저 세세요.
  2. 클로드에게 화면 말고 저장소를 세게 하세요. «몇 곳이 가입했어?»보다 «몇 곳에 실제 자료가 들어왔어?»를 물어야 진짜 답이 나옵니다.
  3. 멈출 때도 되돌릴 길을 남기세요. 저는 로그인만 막고 자료는 백업했고, 지울 때도 통째로 보관했습니다. 마음이 바뀌면 스위치 하나로 다시 엽니다.
  4. 예외는 날짜를 붙여서 주세요. «30일 안 쓰면 다시 닫힘» 같은 규칙이 있으면, 열어 준 걸 잊어버려도 사고가 안 납니다.
  5. 멈춘 결정도 기록하세요. 이 글을 쓸 수 있었던 건 그날 클로드가 «왜 멈췄는지»를 문서로 남겨 둔 덕분입니다.

혹시 지금 클로드로 만든 도구를 남에게 팔아 볼까 고민 중이시라면, 저는 이렇게 권하고 싶습니다. 먼저 딱 한 곳에 직접 깔아 드리고, 그분이 일주일 동안 혼자 쓰시는지 지켜보세요. 그 한 곳이 매일 쓰면 그때 두 번째를 찾으셔도 늦지 않습니다.

다음 화 예고: 10화에서는 «채널이 하나씩 늘 때마다» 생긴 일을 씁니다. 토스쇼핑·G마켓·옥션을 차례로 붙이면서 배운 것 — 채널 하나를 더하는 건 서버만 고치면 반쪽이라는 이야기입니다.